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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2/11 05:20:31
Name 헐렁이
Subject [일반] 너무나도 당당한 그들, 경찰, 검찰, 법원.
"대한민국 서울이 불바다가 되었을 것."

얼핏 듣기엔 냉각기에 접어든 북한에서 또 망언이 나왔나 싶었습니다.

그도 아니라면, 북한에 대한 경각심이 흐려질까, 여느 국군 장성이 노파심 어린 소리를 했겠거니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김석기 경찰청장의 뒤를 이으실지도 모를 김수정 차장의 발언이라는군요.

북한을 두고 불바다를 얘기할 때 100만에 이르는 정규군과 만단위에 이르는 장거리 포와,

철거민을 두고 불바다를 얘기할 때 칠순 노인을 포함한 고작 10여명의 인원과 60리터의 화염병 사이의 간극은

차라리 촛불을 화염방사기라고 하는 편이 좀더 수월할지 모르겠습니다.

불바다라고 해서 얘긴데, 그런식으로 서울이 '불바다'가 되면 사람이 6명 이상 타 죽을까요?

일단 논외로 합시다.

언론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질문에 거짓을 내놨다가 망신을 산 경찰측의 발표 몇 가지는 논외로 합시다.

정말 당당하군요. 검찰 수사결과가 나오자마자 마치 죄가 사하여진 어린 양이라도 된 것 같습니다.

그 '검찰수사'가

"경찰 자체 조사 내용"을 기초로 작성되었고,

철거민 측과 기타 언론의 지적을 무시한 채로 일관하다,

진보신당 칼라티비 생중계 영상에 의해 개망신을 산 후,

황급히 수사발표 기한을 연장하고 칼라티비를 전격 압수수색하는 촌극을 벌인 끝에야 나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저는 문득 '걸레'라는 단어가 떠올랐는데 뭐 걸레도 꼭 천으로 되어야만 하는 것은 고정관념이죠.

때로는 종이도 걸레가 될 수 있다. 검찰이 그런걸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무튼 각설하고,

어차피 면죄부를 발급하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서로 뒤가 구리다는 것은 중세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모양입니다.

면죄부를 받았으나 스스로 사퇴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김석기 경찰청장의 사퇴의 변.

이건 변명이 아니라 사자후군요.

단지 문제라면 3류 조폭 영화라도 이보단 감동적일 것 같다는 것이죠.

제가 보기엔 김석기 경찰청장께선 '면죄부'만 아니라면 지금쯤 수갑을 차고 수감생활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마땅한데 역시 우리나라는 일하는 사람에겐 참 일하기 좋은 나라 같습니다. 아, 물론 그런식의 사퇴의 변 따위야 곱게 감옥에서 혼자 일기장에 갈무리해 주시면 저 같은 사람의 정신건강을 위해 참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요즘 검찰은 불법 도청을 발본색원하는 일을 하고 계시내요.
정확히는 불법 도청을 한 자료를 인용하는 일을 발본색원하고 계십니다.
불법 도청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나봐요? 안기부라 그런가?

삼성 X파일을 폭로한 노회찬 전 의원을 처벌해야 한다고 길길이 날뛰고 있습니다.

자기들 뒤 구린 거를 밝혀내서 화가 난 것은 절대 아니겠지요. 앞으로도 제2, 제3의 노회찬이 나오는 경우를 발몬색원하겠다는 취지는 더더욱 아닐 것입니다. 미리 밝혀두자면 아직 법원에서 판결 중인 사안인데 이런 식으로 발언하는 것은 매우 매우 위험한 짓입니다. 미국에서 "오바마를 죽이고 싶다"는 발언이 불법인 것과 거의 유사한 이치지요. 저는 검찰이 깨끗하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조족지혈이란 단어가 생각나지? 아 물론 저는 검찰이 깨끗하다는 것을 믿습니다. 조족지혈이 생각나는 것은 앞선 문장과는 전혀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경찰 검찰은 이야기를 했고, 법원은 뭐 걸리는 게 없네요.
법원이야 항상 자기들 하던대로 잘 하면 그만이지요. 법치가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마음 속 한 켠에 의구심이 하나 생긴게 잘 사라지지 않아서요.

철거민이 구속 수감되고 처벌받고, 경찰은 청장하나 자진사퇴하는 것으로 6명의 죽음이 끝난다면,

사회의 부정부패를 고발한 사람이 거꾸로 처벌받는 것으로 일이 끝맺음 된다면,

과연 그 '법'이 문제인 건가요?

아니면 '법봉을 두드리는 사람'이 문제인 건가요?

몇 억씩 해쳐먹어도 3년 징역에 집행유예 받고 나오신 분들이 워낙 많아서 말입니다.

그 놈의 지겨운 레퍼토리, 경제에 큰 충격이 될 수 있다. 또는 경제에 기여한 바가 크다.

법전에 감형요건에 피의자의 경제력을 고려하라란 문구는 없는 것으로 아는데...
게다가 피의자의 구속/불구속 요건도 마찬가지죠.

아무튼, 만약 법이 문제라면 그와 같은 일에 대한 적절한 해석은 다음 3가지 중의 어떤 건가요?

1. 정당한 법치. 법치주의의 승리
2. 보편적 법적 쳬계의 예상을 벗어난 예외적 우연적 사례
3. 현실에서나 꿈에서나 작동될 고정적이고 반복적 사례

법봉을 두드리는 사람이 문제라면 그에 대한 적절한 해석은 다음의 3가지중 어떤 걸까요?

1. 실정법 취지와 판례에 맞는 정확한 해석
2. 법적 정의와는 무관한 교조적 해석
3. 사람(이 가진 돈)에 따라 법적용의 폭을 달리하는 운문적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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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날개
09/02/11 07:48
수정 아이콘
읽다가 웃음이 터졌습니다. 키키.
멍멍깽깽꿀꿀
09/02/11 09:56
수정 아이콘
잼있고 좋잖습니까?
개그 콘서트 같고
하지만 왠지 슬프네요....
토스희망봉사
09/02/11 10:41
수정 아이콘
한나라당과 검찰, 경찰이 서로 똘똘 뭉쳐서 한몫 잡아 보려고 난리를 치는것 같습니다
이래서 다들 한나라당을 좋아 하나 봅니다 국민들 등쳐먹어서 각종 부패와 비리로 한몫 잡아볼 꺼리가 많이 생기니까요
공명테란
09/02/11 12:16
수정 아이콘
한날당을 우리 사회 높으신 분, 잘 나가시는 분이 지지해 주는건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중산층 이하 서민들이 이렇듯 열렬히 지지해주는건 이해가 1%도 가지 않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자기돈 다 퍼주고 자기 생활도 없으면서도 맹목적으로 교주님만을 받드는 사이비 종교에 빠져사시는 분들이 최소한 대한민국 국민의 30%는 되는것 같습니다.... 밖에서 볼때 왜 저렇게 다 퍼주고 골수까지 빼주면서도 열렬히 지지하고 맹목적인 믿음을 보내며 잘못된걸 잘못했다라고 말하면 아니다라고 변호해 주나요??? 한마디로 암담합니다....
아우디 사라비
09/02/11 15:58
수정 아이콘
우리 나라 입법부는 제법 물갈이 된겁니다...

우리 나라의 사법부,법조계 법무부.... 완전 똥통입니다
근처에만 가도 구역질나는 역겨운 냄새가....

권력의 시녀... 아닙니다 권력의 창부...가 권력의 똥수발이가 적당합니다

에이... 더러운 노무 자석들 퉤이!
Minkypapa
09/02/11 16:44
수정 아이콘
우리가 먼 아프리카 독재국가 욕할필요도 없습니다.
09/02/11 17:38
수정 아이콘
의외로 해결책은 쉬울 수도 있습니다..

검찰총장을 국민투표로 뽑게하고 법무부장관이나 대통령의 지휘를 받지 않게끔 하는거죠.

검사가 국민들에게 인기를 얻어서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가장 간단한 방법은?

윗대가리를 터는 겁니다.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 과연 그 분들이 몰라서 안 하겠습니까.
자기가 먹고 사는 일과 국민들의 바램은 무관하니 무시하는 거지요.
그렇기에 그 두가지를 크로스 시키는 겁니다.

그 공부 잘 하는 분들이, 그 욕심 많은 분들이.. 자기가 더 높게 날아오르기 위해 다른 이를 쳐밟아 버리는 데에 망설임을 보일리도 없습니다.

더군다나 검찰총장직 재직기간 동안 부정과 비리에 관해 칼부림을 해놓으면
서울시장이 복개천 뒤집어 엎는 것보다 훨씬 더 국민에게 강한 어필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검찰총장을 국민투표로 뽑게 해줄 것 같지는 않네요..
오소리감투
09/02/11 19:11
수정 아이콘
저도 불바다 발언 듣고서 내가 지금 사는 곳이 북조선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툭하면 서울 불바다 만들겠다고 하는게 위의 레파토리인데 그걸 그대로 써먹는 꼬락서니가 참 아름답습니다.
cadenza79
09/02/21 23:45
수정 아이콘
생각나는 사람을 세어보니 9명인데... 정말 언급할 가치도 없는 사람들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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